kt 포수 장성우 "좋은 투수 없이 좋은 포수가 될 수 있나요"

kt 포수 장성우 "좋은 투수 없이 좋은 포수가 될 수 있나요"

링크온 0 444 2021.11.17 18:12
'2점이요'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 5회말 1사 만루에서 kt 장성우가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유지호 하남직 기자 = 이강철(55) kt wiz 감독은 한국시리즈(KS) 1, 2차전에서 연거푸 승리한 뒤 "우리 팀 포수가 참 잘한다. 다른 팀 감독도 우리 포수를 칭찬한다"고 했다.

17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프로야구 2021 KBO KS 3차전을 앞두고 이 말을 전해 들은 kt 포수 장성우(31)는 "나도 우리 투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며 "좋은 투수가 없으면 좋은 포수가 될 수 없다. 좋은 포수 없이도 좋은 투수가 나올 수 없다"고 '투·포수 배터리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t 투수들은 KS 1, 2차전에서 18이닝 동안 3실점(평균자책점 1.50)으로 호투했다. 두산의 KS 평균자책점은 3.94다.

투수전 우위에 장성우의 역할도 크다.

장성우는 투수들과 대화를 자주 하고, 때로는 다그치면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윌리엄 쿠에바스를 꼽았다.

그는 "쿠에바스가 예전에는 직구를 많이 고집했다. 감독님, 나와 대화를 많이 하면서 KBO리그에 적응하고 있다"며 "이제는 내가 직구 사인을 내도 변화구를 던질 때가 있다. 상황에 맞게 좋은 공을 던진다"고 소개했다.

쿠에바스는 KS 1차전에서 7⅔이닝 7피안타 1실점 8탈삼진으로 선발승을 챙겼다.

포옹하는 김재윤-장성우
포옹하는 김재윤-장성우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 6-1로 승리를 거둔 kt 마무리투수 김재윤과 포수 장성우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장성우는 2차전에서는 2년 차 어린 선발 소형준에게 화를 냈다고 한다.

그는 "KS 2차전 6회 2사 2루 박건우 타석에서 소형준이 볼 2개를 던지자, 내가 화가 나서 마운드에 올라갔다"고 밝혔다.

당시 이강철 감독은 "6회 첫 타자 강승호만 상대하고서 투수를 교체하자"고 했는데, 장성우가 "소형준으로 더 가자"고 권유해 투수 교체를 미뤘다.

소형준은 강승호를 삼진 처리한 뒤,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2루타를 맞았다. 김재환을 삼진 처리해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은 후에는 박건우에게 2볼로 몰렸다.

장성우는 "소형준에게 '내가 감독님께 소형준으로 계속 가자고 했는데 네가 이렇게 던지면 어쩌냐. 너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 한 번 받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화를 내며 말했다"고 떠올렸다.

장성우의 따끔한 충고를 들은 소형준은 박건우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며 6회를 끝냈다. 이날 소형준은 6이닝 3피안타 5볼넷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냈다.

장성우 덕에 kt 투수들은 적당하게 긴장하고, 적당히 즐기면서 KS를 치르고 있다.

장성우도 '즐거운 분위기'의 장점을 알고 있다.

그는 "(롯데 자이언츠에서 함께 뛴)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선배와 'KS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이 두산에 패했다"며 "민호 형이 '삼성은 너무 이기려고만 했고, 두산은 즐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규시즌에서 1위를 달리다가 막판에 경기가 마음처럼 풀리지 않아서 마음고생을 했다. 그럴 때도 선배들이 '누가 우리를 1위 후보로 꼽았나'라며 즐기자고 했다"며 "KS에서는 경기가 잘 풀린다. 즐겁게 경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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