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이제 여기가 제 홈이잖아요. 편안하게 했습니다."
프로농구 서울 SK의 슈터 허일영(36)이 '친정팀' 고양 오리온을 울렸다.
허일영은 1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3점 슛 2개를 포함해 12득점을 올렸다.
허일영과 자밀 워니(27득점 7리바운드), 김선형(18득점 5어시스트) 등이 고루 활약한 SK는 이날 오리온을 89-83으로 꺾고 리그 선두(10승 4패)를 지켰다.
오리온은 허일영이 지난 시즌까지 몸을 담았던 팀이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대구 오리온스에 지명된 그는 11시즌을 오리온에서 뛰었으나, 올 시즌을 앞두고 SK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리고 오리온과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허일영은 고향 팀을 울렸다.
그는 SK가 41-33으로 앞선 채 시작한 3쿼터 초반 3점포를 꽂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10분간 10득점을 올렸다.
전희철 SK 감독은 경기 뒤 "3쿼터에서 허일영이 잘 터져 주면서 팀 분위기가 많이 올라갔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오리온 시절에도 SK와 원정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허일영은 이날도 "마음이 편했다"고 했다.
그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오리온에 있을 때부터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마음이 편안하다고 이야기했었다"며 "1차전 (고양) 원정 때는 긴장도 했는데, 오늘은 이제 여기가 홈이니까 편안하게 했다. 경기도 잘 풀려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허일영은 상대가 오리온인 만큼 "오래 몸담은 팀이라 기분이 이상하기는 했다"면서도 "그런 걸 신경 쓸 겨를 없이 경기에 집중했다. 슛이 잘 들어가면서 팀원들도 공을 많이 줬다. 기가 막히게 주더라"라며 웃음을 보였다.
한편 허일영은 팀 상승세의 비결로 전희철 감독의 '리더십'을 꼽았다.
그는 "감독님이 정신적으로 흔들리면 안 된다고, 선수들끼리 소통하면서 멘털을 잘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감독님이 정리를 잘 해주셔서 혼란스럽지 않게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김선형도 "감독님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잡아주셨다"며 승리의 기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