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아자디 무너뜨리고 꽃길 걸을까…12일 운명의 이란전

벤투호, 아자디 무너뜨리고 꽃길 걸을까…12일 운명의 이란전

링크온 0 1,805 2021.10.10 10:00

이기면 카타르WC 최종예선 A조 선두로…지면 험난한 2위 싸움 펼쳐야

시리아전 골맛 손흥민·중동 킬러 황희찬 발끝 주목…이란도 호화 공격진

전세기편으로 떠난 태극전사들 오늘 테헤란 무사 도착

시리아전 득점하는 손흥민
시리아전 득점하는 손흥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난공불락의 성 아자디 스타디움을 뚫어라!'

벤투호가 한국 축구 사상 첫 이란 원정 승리에 도전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2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4차전을 치른다.

이란전은 월드컵 본선행 도전의 가장 큰 고비라고 봐도 될 경기다.

이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22위에 올라 있고, 한국은 A조 소속 팀 중 이란 다음으로 높은 36위에 자리해 있다.

2016년 10월 맞대결에서 득점한 아즈문
2016년 10월 맞대결에서 득점한 아즈문

[연합뉴스 자료사진]

통산 상대 전적도 이란이 한국보다 강팀이라는 점을 증명한다. 한국은 이란에 9승 9무 13패로 확연한 열세에 있다.

특히 이란 원정에서 한국은 단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는 최근 3연패를 포함해 2무 5패를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에 두 팀이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맞대결한 것은 2016년 10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다.

이 경기에서도 한국은 사르다르 아즈문(제니트)에게 전반 25분 결승골을 얻어맞고 0-1로 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이번 경기는 관중 수가 크게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다행이다.

자한바크시
자한바크시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최종예선에서 이란은 3전 전승으로 1위(승점 9)에 올라 있으며, 한국은 2승 1무로 2위(승점 7)에 있다.

벤투호는 이번 맞대결에서 승전가를 부른다면 선두로 올라서 더 안전하게 최종예선 남은 일정을 준비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진다면 이란과 격차가 승점 5 차로 벌어진다. 이란이 선두를 굳히고,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등 '3위 그룹'과 치열한 2위 싸움을 해야 한다.

각 조 2위까지는 본선에 직행하고 3위는 살 떨리는 플레이오프를 펼쳐야 카타르에 갈 수 있다.

최종예선 남은 일정이 '꽃길'이 될 것인지, 아니면 '가시밭길'이 될 것인지가 이란전 결과에 달린 셈이다.

바히드 아미리
바히드 아미리

[EPA=연합뉴스]

이란은 2차 예선에서 부진해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만, 최종예선이 시작되면서 이런 평가는 쏙 들어갔다.

이란은 예상 밖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시리아, 전통의 강호 UAE를 1-0으로 꺾었고, 국가 간 관계가 안 좋아 늘 부담스러운 승부를 펼쳐온 상대인 이라크도 3-0으로 완파했다.

체격을 앞세운 단단한 수비와 직선적인 공격 전개 등 태극전사들이 껄끄러워하는 이란 특유의 축구 색깔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시리아전 드리블하는 손흥민
시리아전 드리블하는 손흥민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럽파 공격진'의 무게감에서도 이란은 한국에 뒤지지 않는다. 리그가 달라 직접 비교가 어렵지만, 올 시즌 올린 공격포인트만 놓고 보면 이란 공격수들의 발끝이 매서워 보인다.

'이란의 메시'로 불리는 아즈문(6골 1도움), 알리레자 자한바흐시(3골 2도움·페예노르트), 메흐디 타레미(5골 1도움·포르투) 등 이란의 공격 삼각편대가 소속팀에서 기록한 공격포인트는 총 14골 4도움이다.

한국이 자랑하는 손흥민(3골 2도움·토트넘), 황희찬(3골 1도움·울버햄프턴), 황의조(3골 1도움·이상 소속팀 기록·보르도)는 모두 9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테헤란 도착한 대표팀
테헤란 도착한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란 리그 소속 선수 중에서도 위협적인 선수가 적잖다.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은 "벤투호는 바히드 아미리(페르세폴리스)를 경시해서는 안 된다"면서 "아미리는 과거 한국을 상대로 몇 차례 득점했던 2선 공격수 마수드 쇼자에이의 후계자라 할 만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벤투호는 일단 원정에서 치르는 경기인 만큼 먼저 수비를 단단히 하고 기회가 오면 더 정교하게 공격 전개를 해 나갈 필요가 있다.

테헤란에서 코로나19 검사 받는 대표팀
테헤란에서 코로나19 검사 받는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시리아전에서 후반 44분 극적인 결승골이자 자신의 2년 만의 A매치 필드골을 터뜨리며 득점포를 달군 손흥민의 발끝에 시선이 쏠린다.

시리아전에서 여러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날려버렸으나, 움직임만큼은 좋았던 황희찬의 '명예 회복 골'도 기대해 볼 만하다.

황희찬은 A매치 6골 중 3골을 중동 팀을 상대로 꽂았다.

전날 전세기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한국 선수단은 이날 테헤란에 무사히 도착해 이란 방역 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이란전 준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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