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쿠바 폭격기'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31·OK금융그룹·등록명 레오)와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20·KB손해보험)가 펼칠 '거포 대결'은 프로배구 2021-2022 V리그 남자부 주요 테마 중 하나다.
여자부에서는 신생 구단의 에이스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22·페퍼저축은행·등록명 엘리자벳), 재계약에 성공한 켈시 페인(26·한국도로공사·등록명 켈시), '지한파' 캐서린 벨(28·흥국생명·등록명 캣벨)의 자존심 싸움이 펼쳐진다.
남녀 프로배구 14개 구단은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선수를 비대면으로 선발했다.
많은 구단이 V리그를 경험한 선수를 선발하는 '안전한 길'을 택했다. 하지만, 과감하게 새 얼굴을 택한 구단도 있다.
지난 9월 '취업'을 확정한 남녀 신인 선수들은 떨리는 마음으로 도드람 2021-2022 V리그 개막을 기다린다.
남자부에서는 전역과 동시에 V리그 판도를 바꾸겠다는 예비역들도 주목할만하다.
◇ '돌아온 해결사' 레오와 'V리그 2년 차' 케이타의 화력 대결
남자부 사령탑들이 경계 대상 1호로 지목하는 선수는 레오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도 "레오가 공을 때릴 때마다 웃음이 나온다"며 타 팀의 경계를 즐겁게 받아들인다.
쿠바 출신의 레오는 2012-2013시즌 자유계약선수로 삼성화재에 입단해 2014-2015시즌까지 3시즌 동안 활약했다.
레오는 V리그 사상 최초로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레오가 V리그에 뛰는 동안 득점왕은 모두 레오의 차지였다.
석 감독은 "레오는 큰 경기를 많이 치른 선수다. 중요한 순간에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V리그가 익숙한데다, 중국과 아랍에미리트 리그에서는 수비에도 가담하며 배구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고 '성숙한 레오'를 향해 엄지를 들었다.
2020-2021시즌 V리그 남자부 최고 공격수는 케이타였다. 케이타는 특유의 탄력을 활용해 창조적인 플레이를 하며 득점왕(1천147점)에 올랐다.
케이타의 활약 속에 10시즌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B손보는 고민하지 않고 케이타와 재계약했다.
후인정 KB손보 감독은 "케이타는 검증된 선수로 부상만 없으면 2021-2022시즌에도 좋은 경기를 할 것이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우리카드도 다재다능한 알렉산드리 페헤이라(31·등록명 알렉스)와의 동행을 택했다.
알렉스는 지난 시즌 케이타에 이어 득점 2위(903점)에 올랐다. 올해도 많은 사령탑이 "알렉스는 레오, 케이타와 다른 매력이 있다"며 알렉스를 높게 평가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뛴 카일 러셀(28)을 지명했다.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은 "러셀이 삼성화재의 복덩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 시즌 동안 현대캐피탈에서 활약한 다우디 오켈로(26·등록명 다우디)는 이번 시즌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는다.
이란 출신 바르디아 사닷을 지명했던 한국전력은 사닷이 복근을 다치자 V리그를 잘 아는 다우디를 교체 선수로 택했다.
디펜딩챔피언 대한항공은 호주 대표팀 출신 링컨 윌리엄스(28·등록명 링컨)를 지명했다.
대한항공은 신장 2m의 왼손 라이트인 링컨을 "다양한 공격이 가능한 선수"라고 소개했다.
리빌딩을 마치고, 재도약을 노리는 현대캐피탈도 새 얼굴을 영입했다.
보이다르 뷰세비치가 발목 부상으로 고전하자, 현대캐피탈은 유럽 리그에서 오래 활약한 콜롬비아 국가대표 로날드 히메네즈(31)와 계약했다.
◇ 가장 큰 변수, 예비역의 복귀
'전역 선수'는 V리그 남자부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주요 변수다.
이미 전역증을 받고 컵대회에서 '복귀 신고'를 한 서재덕(32·한국전력)에 이어 각 팀의 주축 선수들이 코트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국가대표 레프트 전광인(31·현대캐피탈)은 올해 12월 22일에 복무를 마친다. 전광인은 현대캐피탈의 공격과 수비 전력을 모두 끌어올릴 수 있는 자원이다.
입대 직전에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된 레프트 송희채(29)도 올해 11월 21일에 전역한다.
대한항공 센터 김규민(31), KB손해보험 리베로 정민수(31)는 나란히 10월 31일에 복무를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해 각각 전위와 후위를 든든하게 채운다.
신인 중에는 전체 1순위의 영예를 누린 홍동선(20·현대캐피탈)과 정한용(20·대한항공), 박승수(19·OK금융그룹) 등 레프트가 즉시 전력감으로 꼽힌다.
◇ 엘리자벨, 신생팀의 에이스…켈시의 성장폭에도 주목
2m가 넘는 신장으로 V리그를 지배했던 메레타 러츠(전 GS칼텍스)와 발렌티나 디우프(전 KGC인삼공사)는 한국 무대를 떠났다.
이번 시즌부터 V리그에 합류한 페퍼저축은행의 첫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이 비어 있는 '최고 공격수' 자리를 넘본다.
헝가리 출신의 라이트 엘리자벳은 높이(키 192㎝)와 화력을 갖췄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엘리자벳은 팔이 길어, 타점 높은 공격을 하고 블로킹에도 능하다"라고 장점을 소개했다.
지난 시즌 기량이 급성장한 켈시는 지난 시즌 V리그에서 뛴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재계약했다.
많은 여자부 사령탑이 도로공사 주포 켈시를 득점왕 후보로 꼽았다.
여자부 외국인 선수 중 최장신은 196㎝의 야스민 베다르트(25·현대건설·등록명 야스민)다. 야스민은 발이 다소 느리지만, V리그 최정상급 파워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연경과 이재영이 떠난 흥국생명은 경험 많은 캣벨을 지명했다.
캣벨은 2015-2016시즌 GS칼텍스에서 뛰며 당시 득점 4위(607점)에 올랐다. 캣벨은 라이트와 레프트를 오갈 전망이다.
디우프와 러츠를 떠나보낸 인삼공사와 GS칼텍스는 기대와 우려 속에 새 외국인 선수의 데뷔전을 지켜본다.
보스니아 국가대표인 옐레나 므라제노비치(24·인삼공사·등록명 옐레나)는 이소영(27), 카메룬 국가대표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28·GS칼텍스·등록명 모마)는 강소휘(24)와 측면 공격을 책임진다.
레베카 라셈(24·IBK기업은행)에게는 '할머니의 나라' 한국 무대에서 뛴다는 동기부여가 있다. 기업은행은 아직 어린 라셈이 경기를 치를수록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여자부 신인왕은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페퍼저축은행은 신인 우선 지명으로 박사랑(대구여고·세터), 박은서(일신여상·레프트), 서채원(대구여고·센터), 김세인(선명여고·레프트), 문슬기(수원시청·리베로)를 뽑았다.
세터 박사랑과 레프트 박은서는 주전급 선수로 분류돼, 자주 출전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실업에서 경험을 쌓은 문슬기도 V리그 신인으로 새 출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