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SSG 최정이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통산 400홈런을 친 뒤 주루하고 있다. 400홈런 기록은 이승엽 선수 이후 역대 2번째다. 2021.10.19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최정 선수가 KBO리그 500홈런 시대를 열어줄 겁니다."
'국민타자' 이승엽(45) KBO 홍보대사는 늘 자신의 홈런 기록을 후배들이 빨리 넘어서길 바랐다.
하지만 한국 야구 역대 최고 타자로 꼽히는 이승엽 홍보대사가 쌓아놓은 산은 무척 높았다.
이승엽 홍보대사가 KBO리그에서 기록한 467홈런은 후배들에게 위압감을 안긴다.
그래도 전설의 기록에 도전하는 후배가 등장하고, 전설은 후배를 응원한다.
이승엽 홍보대사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정이 어제 개인 통산 400홈런을 쳤다. 400홈런 기록은 두 번째지만, 500홈런은 최정이 가장 먼저 달성할 것"이라며 "정말 축하한다.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고 젊은 타자니까, 꼭 한국 야구를 위해 좋은 기록을 달성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최정(34·SSG 랜더스)은 1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방문경기에서 4회 왼쪽 담을 넘어가는 좌월 솔로 홈런을 쳤다.
2005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최정이 친 KBO리그 1군 무대 400번째 홈런이었다.
한국 야구의 거의 모든 홈런 기록이 그러하듯, KBO리그 400홈런 1호 주인공도 이승엽이었다.
이승엽 홍보대사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2015년 6월 3일 포항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KBO리그 개인 통산 400번째 홈런을 쳤다.
그는 2017년 10월 3일 은퇴 경기(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홈런 2개를 추가하며 KBO리그에서 총 467홈런을 만들었다.
이승엽 홍보대사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 기록을 후배가 깨는 걸 보는 게 더 의미 있고 기쁘다"며 "최정이 KBO리그 최다 홈런 기록을 넘고, 500홈런까지 빠르게 도달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후배를 응원했다.
그는 한국 야구의 분위기를 살릴 기록이 탄생하고,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가 나오길 기원했다.
'홈런=이승엽'이라는 공식도 한국 야구를 위해 깨져야 한다고 바랐다.
이승엽 홍보대사는 "내 기록이 빨리 2등이 되고, 3등이 됐으면 좋겠다. 기록의 주인공이 계속 바뀌어야 리그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이승엽 홍보대사는 '500홈런 타자 탄생'을 기다린다.
그는 "KBO도 빨리 500홈런 시대가 열려야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는 600홈런, 700홈런을 친 타자도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홈런 1위는 762개의 아치를 그린 배리 본즈다. 행크 에런(755홈런), 베이브 루스(714홈런), 알렉스 로드리게스(696개), 윌리 메이스(660개), 켄 그리피 주니어(630개), 앨버트 푸홀스(614개), 짐 토미(612개), 새미 소사(609개) 등이 600홈런 이상을 쳤다.
일본에서는 오 사다하루(868개)와 노무라 가쓰야(657개), 두 명이 600홈런을 넘겼다.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4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말 무사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삼성 이승엽이 한일통산 600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16.9.14 [email protected]
사실 한국에도 개인 통산 600홈런을 넘긴 타자가 있다. 주인공 역시 이승엽이다.
이승엽 홍보대사는 일본프로야구에서 159홈런을 쳐, 한·일 통산 626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는 몸을 낮추고, 후배 최정을 예우했다.
이승엽 홍보대사는 "같은 리그에서 꾸준히 뛴 선수도 존중받아야 한다. 최정이 오랜 기간 주전 자리를 지켰기 때문에 400홈런을 친 것"이라며 "부상 방지를 위해 애쓰고 꾸준히 경기력을 유지해 달성한 기록이다. 최정의 기록은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홍보대사는 일본에서 8년을 뛰고서 복귀한 뒤 KBO리그 400홈런을 채웠다. 400홈런을 칠 때 그의 나이는 만 38세 9개월이었다.
최정은 만 34세 7개월에 4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 대사는 "2024년에는 최정이 500홈런에 도달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KBO리그 500홈런 시대가 열릴 시점을 예상하며 "그때 더 진한 축하 인사를 하겠다. 최정 선수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후배를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