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프로농구 수원 kt의 서동철 감독의 말에 따르면 포워드 양홍석(24)은 감독의 잔소리를 가장 많이 듣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올 시즌 '에이스' 허훈이 부상으로 빠진 kt의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이 양홍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의아하다.
양홍석은 3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고양 오리온과 홈 경기에서 20득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팀의 96-81 승리에 앞장섰다.
kt는 리그 3연승을 달려 단독 2위(7승 3패)로 올라섰고, 양홍석은 이 기간 연속으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팀의 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2017-2018시즌 프로에 데뷔해 어느덧 다섯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는 이제 팀의 공수 양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양홍석에게 유독 엄격한 서동철 감독도 이날 활약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 감독은 이날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전반전, 특히 3쿼터까지는 우리 세 포워드인 양홍석, 김영환, 김동욱이 공격을 다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만족해했다.
하지만 서 감독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 시즌, 그 전 시즌에 홍석이에게 지적을 많이 했는데, 팬들에게 '왜 양홍석한테만 그러냐'는 지적도 받았다. 지금도 홍석이는 가장 많이 지적을 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라고 말했다.
'팀플레이'를 강조하는 서 감독은 "홍석이가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다. 공격과 팀플레이, 수비에서의 열정 등을 지적해 왔는데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더 좋아지기를 바란다"면서 "오늘도 폭발력 있는 득점과 리바운드를 변함없이 해줬지만, 팀플레이와 팀 공격, 수비와 같은 부분은 더 좋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끊임없는 잔소리에는 양홍석이 더 성장하기를 바라는 감독의 마음이 담겨 있다.
"집에서도 양홍석만 혼을 낸다고 아내와 딸들에게 야단을 맞았다"는 서 감독은 "홍석이가 정상급 선수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지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개인 기록도 좋지만,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 이 말에 많은 마음이 함축돼 있다"며 "최근에 잘해주고 있다. 조금 더 잘해주길 바라는 내 욕심이다"라고 덧붙였다.
양홍석은 덤덤하게 이를 받아들였다.
"감독님께서 1년 차 때보다 지금 잔소리를 더 많이 하시는 것 같다"며 웃고는 "감독님이 팀에 녹아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이타적인 플레이를 원하시는 것 같은데, 연차가 쌓이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프로선수로서 팀에 맞춰야 하는 만큼 감독님 말씀에 최대한 맞추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활약의 비결로는 '여유'를 꼽았다.
"연차가 쌓여서 그런 것 같다"는 양홍석은 "같은 포지션이고 경험이 많은 (김)영환이 형, (김)동욱이 형 조언을 새겨들으면서 플레이를 하다 보니 더 좋아지는 것 같다"며 "여유가 좀 없었는데, 형들과 플레이하고 연습하면서 그런 부분을 많이 배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