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버스터 포지(가운데)가 5일(한국시간) 아내 크리스틴, 자녀 4명과 함께 미국 캘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 들어서고 있다. 포지는 이날 은퇴 기자회견을 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버스터 포지(3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많은 감정을 담은 표정으로 은퇴사를 낭독했다.
포지는 "내게 야구는 승패 이상의 무언가를 안긴 종목이었다. 엄청난 사람들과 만나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었다"며 "이제는 가족들과 시간을 더 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MLB닷컴은 "'샌프란시스코 주전 포수' 포지의 시대가 이렇게 끝났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포지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디애슬레틱 등 현지 매체가 포지의 은퇴 결심을 알렸고, 포지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팬들에게 공식 작별 인사를 했다.
포지는 "세계에서 가장 야구 잘하는 선수들과 함께 뛰어 영광이었다. 2009년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지금까지 뛰는 행운을 누렸다"며 "수년간 나와 함께 뛴 동료와 나를 지지해준 구단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팬을 넘어 지역 공동체 수준으로 결집한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늘 내게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며 "팬들 덕에 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도달하고자 힘을 냈다"고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했다.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버스터 포지(가운데)가 5일(한국시간) 아내 크리스틴, 자녀 4명과 함께 미국 캘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포지는 올 시즌 종료 뒤 구단 옵션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잔류하거나, 자유계약선수(FA)로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한 모든 메이저리그 구단과 협상할 수 있었다.
1년 잔류 옵션을 택하면 2천200만달러(약 261억원)를 보장받는다.
그러나 포지는 은퇴를 택했다.
포지는 올해 1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 18홈런, 56타점을 올렸다.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기량을 유지하고,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터라 그의 은퇴를 예상한 현지 언론은 많지 않았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포지는 2009년 빅리그에 입성해 단 한 번도 팀을 옮긴 적이 없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2010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2012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상(MVP), 2016년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실버슬러거 4차례, 올스타 7차례에 선정되는 등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포지가 주전 포수로 활약하는 동안 샌프란시스코는 2010, 2012, 2014년 총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시즌을 통째로 포기한 포지는 올해 다시 복귀해 팀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에 공헌했다.
빅리그 최정상급 포수로 활약하는 동안에도 포지는 '가족과의 시간'을 그리워했다. 몸 상태도 예전 같지 않았다.
포지는 "구단 의료진이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뛰지도 못했을 것이다. 매일 통증을 다스리며 뛰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내 크리스틴을 바라보며 "가족과 함께 영광스러운 기자회견을 해 기쁘다. 가족은 내가 정말 힘든 순간, 나를 지탱하는 힘이었다"며 "이제는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포지는 2020년 입양한 쌍둥이를 포함해 자녀 4명을 뒀다.
지난해 시즌을 포기한 이유도, 입양한 쌍둥이의 건강을 위해서였다.
포수 마스크를 벗은 포지는 "이제 아버지 역할을 더 충실히 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