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지휘봉 잡은 최용수 "이영표 대표 비전에 마음 움직여"

강원 지휘봉 잡은 최용수 "이영표 대표 비전에 마음 움직여"

링크온 0 708 2021.11.18 11:37

"내 건강보다 강원 건강 우선…쉽게 지지 않는 팀 만들 것"

각오 밝히는 최용수 강원 FC 감독
각오 밝히는 최용수 강원 FC 감독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최용수 강원FC 신임 감독이 18일 오전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1.11.18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의 지휘봉을 잡은 최용수 감독이 이영표 대표이사와 함께 '명문 구단'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용수 감독은 18일 강원도청 본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팀이 썩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극복해내리라 믿는다. 빨리 선수들을 보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강원은 이달 16일 김병수 전 감독의 후임으로 최 감독을 사령탑에 선임했다.

올 시즌 K리그1 11위(승점 39·9승 12무 15패)로 강등 위기에 놓인 강원을 살릴 '소방수'로 그를 낙점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 만큼, 최 감독도 고심이 깊었다.

그가 일본 J리그행을 고려하고 있었던 데다, 주변에서도 강원 사령탑 부임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였다.

과거 안양 LG(FC서울의 전신)와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뛴 후배 이영표 대표이사의 진심 어린 말에 결심을 굳혔다.

최 감독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J리그에 있던 5년 동안 시야가 넓어졌다. 지도자로서도 J리그에서 일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평소 신뢰 관계를 유지해 온 이영표 대표의 (강원의) 미래와 희망, 비전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을 움직였다. 진정성 있는 대화에 마음이 동했다"고 말했다.

"강원 FC, 잘 부탁합니다"
"강원 FC, 잘 부탁합니다"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최용수 강원FC 신임 감독이 18일 오전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 중 이영표 대표로부터 머플러를 전달받고 있다. 2021.11.18 [email protected]

이어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지도자 생활을 해 왔는데, 다시 강원을 명문 구단으로 만들고 싶다. 이영표 대표와 머리를 맞대면 희망적일 거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강원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강원이 올해 안팎으로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선수들의 능력이 타 팀과 비교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지금은 과도기에 있는 것 같다"며 "선수단과 스태프들이 협업하면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의 모습은 절대 강원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원의 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비록 올해는 어려워졌지만 우승컵도 들어 올리는 게 그의 목표다.

그러나 당장의 목표는 강원의 강등권 탈출이다.

최 감독은 "시간이 많지 않다. 빨리 내부 진단을 하고 선수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려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심장 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팬들을 놀라게 했던 그는 "내 건강보다 현재 강원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 쉽게 지지 않는 팀을 만들고 싶다"며 결의를 다졌다.

그는 "축구가 팀 스포츠인 만큼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조합을 잘 맞춰야 한다. 16경기 중에 역전승이 단 한 번밖에 없더라. 뒷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경기장에서 팀을 위해 헌신하고 투혼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팀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파이널B(7∼12위)에 속한 강원은 이제 시즌 종료까지 두 경기만을 남겨뒀다.

K리그1 최하위는 K리그2로 강등되고, 11위는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머플러 전달받은 최용수 강원 FC 감독
머플러 전달받은 최용수 강원 FC 감독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최용수 강원FC 신임 감독이 18일 오전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 중 이영표 대표로부터 머플러를 전달받고 있다. 2021.11.18 [email protected]

공교롭게도 최용수 감독은 28일 자신의 친정인 FC서울을 상대로 강원 감독 데뷔전을 치른다.

그는 1994년 안양 LG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제프 유나이티드, 교토 퍼플상가, 주빌로 이와타 등 일본 J리그를 거쳐 2006년 서울로 돌아왔다.

같은 해 현역에서 은퇴한 뒤로는 서울에서 코치, 수석 코치를 지내며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2011년 4월 황보관 당시 감독의 사퇴로 감독대행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사령탑에 올라 2012년 K리그1 우승,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 2015년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이후 중국 장쑤 쑤닝 감독을 맡았던 그는 2018년 강등 위기의 서울에 다시 부임해 팀을 1부에 잔류시켰다.

서울을 자신의 '뿌리'로 생각하는 최 감독이지만, 현재는 옛정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최 감독은 "상대는 내가 몸담았던 서울이다.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왔지만,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 경기"라며 "강원에 와서 과거에 연연하면 좋은 상황이 나오지 않는다. 절박함을 가지고 접근할 것이다. 쉽게 물러서고 싶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최 감독은 이날 오후 선수단과 상견례를 하고 훈련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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