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20안타' 페르난데스는 신기록 도전…두산 토종 타자는 침묵

'PS 20안타' 페르난데스는 신기록 도전…두산 토종 타자는 침묵

링크온 0 497 2021.11.16 08:47

페르난데스 4안타 추가하면 역대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

페르난데스 환호
페르난데스 환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호세 페르난데스(33·두산 베어스)는 '기록적인 가을'을 보내고 있다.

프로야구 2021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달아오른 배트가 준플레이오프(준PO), PO를 거치는 동안 더 뜨거워졌다.

두산 토종 타자들이 지친 기색을 보이는 한국시리즈(KS)에서도 페르난데스는 고군분투하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부터 kt wiz와 맞붙은 KS 2차전까지 총 9경기에서 무려 20안타(40타수)를 쳤다. 타율은 0.500이고, 타점 13개를 올렸다.

KBO리그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는 "같은 해 포스트시즌에서 20안타 이상을 친 건, 페르난데스가 역대 7번째로 공동 5위 기록"이라고 밝혔다.

역대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안타 기록은 허경민(두산)이 2015년 준PO, PO, KS 총 14경기에서 달성한 23안타다.

안경현이 2001년 두산에서 21안타(12경기)를 쳤고, 박정권(2009년 12경기)과 정근우(2011년 14경기)도 SK 와이번스에서 단일 포스트시즌 21안타를 쳐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랐다.

김한수(2004년 삼성 라이온즈 13경기), 이종욱(2008년 두산 11경기)이 20안타로 페르난데스와 함께 공동 5위다.

올해 가을, 페르난데스는 현재 타격감만 유지하면 KBO 역대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기록도 바꿔놓을 전망이다.

페르난데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0타수 4안타(타율 0.400) 5타점, 준PO 13타수 6안타(0.462) 1홈런 4타점, PO 9타수 5안타(0.556) 3타점을 활약하더니 KS 1·2차전에서도 8타수 5안타(0.625) 1타점을 올렸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페르난데스가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는 준PO 1차전(3타수 무안타 1볼넷)뿐이다.

타격 침묵 양석환
타격 침묵 양석환

[연합뉴스 자료사진]

두산의 문제는 KS에 들어서며 차갑게 식은 토종 타자들의 타격감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PO, PO에서는 페르난데스와 토종 타자들이 동시에 터졌다.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두산의 팀 타율은 0.346이었다. LG 트윈스와의 준PO 3경기 팀 타율 0.306, 삼성 라이온즈와의 PO 2경기는 0.380을 찍으며 상대를 압도했다.

그러나 KS 두 경기에서는 두산 팀 타율이 0.242로 뚝 떨어졌다. kt의 KS 팀 타율은 0.262다.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부터 KS 1차전까지 페르난데스를 2번에 기용했던 김태형 두산 감독은 15일 KS 2차전에서는 페르난데스를 3번 타자로 썼다.

타격감이 좋은 페르난데스 앞에 주자가 모이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김태형 감독의 '감'은 통할 뻔했다.

1회초 허경민과 강승호가 연속 볼넷으로 출루해 무사 1, 2루 기회가 왔고, 페르난데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페르난데스는 강한 타구를 1~2루 사이로 보냈다.

그러나 kt 베테랑 2루수 박경수가 몸을 날리며 타구를 잡고, 병살 수비를 완성하면서 계획이 어긋났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뒤 "1회초 잘 맞은 타구가 잡힌 게 아쉬웠다"고 곱씹었다.

1회 불운을 겪은 페르난데스는 8회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1타점을 올렸다. KS 2차전에서 두산이 올린 유일한 점수(1-6 패배)였다.

페르난데스는 4회와 6회 주자 없는 상황, 타석에 들어서서 2루타를 쳤다. 그러나 두 번의 기회에서 모두 4번 김재환과 5번 박건우가 범타로 돌아섰다.

두산 페르난데스 2루타
두산 페르난데스 2루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
4회초 무사 상황에서 두산 페르난데스가 2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1.11.15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규시즌에서 맹활약한 두산 우타자 박건우와 양석환은 KS 1·2차전에서 모두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양석환은 삼진 6개, 박건우는 삼진 3개를 당하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재환 뒤가 걱정"이라고 했다.

페르난데스, 김재환 뒤에서 적시타를 쳐줄 타자가 나타나야, 투수진이 강한 kt와 팽팽하게 싸울 수 있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두산은 기적 같은 행보로 KS까지 올라섰다.

김태형 감독은 "당연히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선수들이 잘해서 여기까지 왔으니, 그 선수들이 버텨주길 바랄 뿐"이라고 웃었다.

7전4승제의 KS에서 먼저 2패를 당한 두산은 16일 하루 쉬고, 17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KS 3차전을 벌인다.

하루의 휴식이 두산 토종 타자들을 깨운다면 극적인 반전도 꿈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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