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감과 격려로 만든 '핵심 불펜' 홍건희, 불꽃 직구로 kt 겨냥

안정감과 격려로 만든 '핵심 불펜' 홍건희, 불꽃 직구로 kt 겨냥

링크온 0 723 2021.11.11 11:05

올해 정규시즌서 커리어 하이, 포스트시즌 첫 승 감격도

실점 위기 넘긴 홍건희
실점 위기 넘긴 홍건희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말 2사 만루 위기를 넘긴 투수 홍건희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1.11.9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홍건희(29·두산 베어스)는 2021년 많은 것을 얻었다.

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 개인 한 시즌 최다 등판(65경기)해 개인 최다승(6승)과 최다 홀드(17홀드)를 거두더니, 포스트시즌 첫 승리까지 챙겼다.

이제 홍건희는 '한국시리즈(KS) 우승 주역'이라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한다.

KIA 타이거즈가 통합우승(정규시즌·KS 우승)에 성공한 2017년 당시 홍건희는 KS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단 한 번도 등판하지 못하고 시리즈를 마쳤다.

2020년 KIA를 떠나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홍건희는 그해 KS에서는 2경기 1⅓이닝 5피안타 2볼넷 4실점, 평균자책점 27.00으로 부진했다. 두산은 2020년 KS에서 NC 다이노스에 2승 4패로 밀렸다.

홍건희는 "지난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등판했는데, 경험 부족을 느꼈다"며 "두 번째 포스트시즌을 치르니 즐기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올해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PO) 총 7경기를 치렀다.

홍건희는 이영하, 이현승, 김강률과 필승조를 이루며 두산의 기적 같은 KS행의 주역이 됐다.

홍건희는 이번 포스트시즌 기간 팀이 치른 경기 중 절반 이상인 4경기에 등판해 7⅔이닝을 던지며 10피안타 3실점, 평균자책점 3.52를 올렸다.

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는 3-2로 앞선 5회말 1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오재일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요리하는 등 3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역투해 개인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따냈다.

실점 위기 넘긴 홍건희
실점 위기 넘긴 홍건희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말 2사 만루 위기를 넘긴 투수 홍건희(오른쪽)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1.11.9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자료사진]

'2월의 선택'이 '11월의 승리'를 만들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해 2월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며 홍건희에게 '선발 준비'를 권했다.

그러나 홍건희는 "중간 계투로 자리 잡고 싶다"고 밝혔고, 김 감독은 홍건희의 뜻을 받아들였다.

홍건희는 "KIA 있을 때 선발 욕심을 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기회를 자주 얻었는데 내가 계속 헤맸다"며 "지난해 두산으로 이적한 뒤, 중간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 나도 이제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으니, '내 자리'를 확실하게 만들고 싶었다. 감독님께서 이해해주셨다"고 떠올렸다.

KIA에서 유망주로 꼽히던 홍건희는 끝내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지난해 6월 7일 두산으로 트레이드됐다.

홍건희는 2020년 두산 불펜의 주축 멤버로 자리 잡으며 3승 4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4.98을 올렸다.

붙박이 불펜을 선택한 2021년에는 65경기에 등판해 6승 6패 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2.78로 KBO리그에서 손꼽는 우완 불펜으로 부상했다.

'자리를 잡았다'는 안정감과 '네 직구는 최고'라는 격려가 상승 동력이었다.

홍건희의 올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8㎞로 지난해 평균 시속 146㎞보다 2㎞ 더 빠르다.

올해 정규시즌 직구 구사율은 71.7%로 지난해 64%보다 늘었다.

PO 1차전 오재일을 병살로 요리할 때도 홍건희는 직구만 7개를 던졌다.

홍건희는 "김태형 감독님, 정재훈·배영수 코치님이 '시속 150㎞를 던지는 투수가 왜 그렇게 생각이 많은가. 직구로 정면 승부하라'고 격려해주셨다"며 "예전에는 변화구도 자주 섞고, 직구 구속 변화도 많이 줬다. 지금은 자신 있게 직구를 던지려고 한다. 결과도 잘 나온다"고 했다.

전력 분석팀의 도움도 받았다.

구속이 오른 홍건희는 하이 패스트볼(높은 직구) 활용법도 익혔다.

홍건희는 "나도 모르게 '공은 무조건 낮게 던져야 한다'는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런데 전력분석팀과 코치님들의 도움으로 '하이 패스트볼 효과'를 알게 됐다"며 "결과가 나오니까, 믿음도 커졌다"고 말했다.

역투하는 홍건희
역투하는 홍건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제 홍건희는 14일부터 시작하는 kt wiz와의 7전4승제 KS를 준비한다.

선발진에서 열세인 두산은 홍건희와 이영하를 승부처에 투입해 긴 이닝을 맡기는 전략을 KS에서도 활용할 전망이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홍건희는 kt를 상대로 6경기 1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43으로 고전했다.

지난해 kt와의 PO에서도 2경기 2⅓이닝 1피안타 2볼넷 2실점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다. 2차전에서는 2⅓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지만, 3차전에서 아웃 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하고 세 타자에게 안타 1개와 볼넷 2개를 허용했다.

홍건희는 두산에서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법'을 배웠다. 두산 핵심 불펜으로 자리 잡은 홍건희는 자신감 넘치는 직구로 kt 타선과 싸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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