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 도로공사"…프로배구 여자부 미디어데이 '켈시 경계령'

"이기자, 도로공사"…프로배구 여자부 미디어데이 '켈시 경계령'

링크온 0 470 2021.10.14 17:10

"도로공사, 켈시 재계약하며 안정적인 전력 유지"

김형실 감독은 3강, 3중, 1약의 판세 분석도

우승 트로피를 둘러싼 프로배구 여자부 감독
우승 트로피를 둘러싼 프로배구 여자부 감독

(서울=연합뉴스) 프로배구 여자부 7개 구단 감독이 14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개막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뒤, 우승 트로피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기자, 도로공사."

지난 시즌 트레블(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컵대회 우승)을 달성한 GS칼텍스 차상현(47) 감독이 장난스럽게 외쳤다.

그러나 정말 한국도로공사를 꺾고 싶은 진심도 담았다.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시즌 개막을 앞두고 14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여자부 감독들은 '안정적인 전력을 갖춘 한국도로공사'를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을 이끄는 김형실(69) 감독은 "지난 시즌 V리그와 올해 컵대회를 보니, 도로공사의 전력이 가장 안정됐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V리그 여자부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뛴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했다. 지난 시즌 경기를 치를수록 성장해 많은 전문가의 칭찬을 받은 켈시 페인(등록명 켈시)은 올해도 도로공사에서 뛴다.

도쿄올림픽에서 맹활약한 박정아와 켈시의 조합을 모든 구단이 경계한다.

이영택(44) KGC인삼공사 감독은 "선수 구성 변화가 거의 없다"고 도로공사의 안정감을 장점으로 꼽았다.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의 박미희(58) 감독은 "올 시즌에는 모든 팀의 전력이 비슷하지만 도로공사가 조금 더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IBK기업은행 지휘봉을 잡은 서남원(54) 신임 감독은 "모든 팀이 우승할 수도, 꼴찌할 수도 있는 시즌"이라고 말하면서도 "도로공사는 선수 구성이 좋고, 외국인 선수와도 같이 호흡한 시간이 길다"고 말했다.

V리그에서 뛰는 여자부 외국인 선수 7명
V리그에서 뛰는 여자부 외국인 선수 7명

(서울=연합뉴스) 프로배구 여자부 7개 구단 외국인 선수들이 14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개막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뒤, 우승 트로피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7자 토크'에서 30년 지기 절친인 김종민(47) 감독을 겨냥해 "이기자, 도로공사"라고 말한 차상현 감독은 정작 '우승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도로공사가 우승 후보로 꼽혀 기분이 좋지 않다"고 장난을 치며 "내가 보기엔 도로공사보다 인삼공사 전력이 더 안정적인 것 같다. 대표팀 세터(염혜선)가 있고, 멤버 구성도 좋다"고 '다른 답'을 내놨다.

현대건설 신임 사령탑 강성형(51) 감독은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를 우승 후보로 꼽으며 "기존 팀 워크가 좋고,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도 팀 컬러에 잘 어울리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감독 4명에게 우승 후보로 지목된 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은 "우승 후보로 꼽혀 기분 좋다"며 "높이와 기본기를 갖춘 현대건설의 전력이 좋아 보인다'고 했다.

김종민 감독은 "나도 차상현 감독에게는 이기고 싶다"고 절친의 도발에 응수하기도 했다.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에 관해 논하면서도 많은 감독이 V리그 적응을 마치고, 경기력도 좋은 켈시를 경계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가장 주목할 외국인 선수를 뽑은 '외국인 선수만의 투표'에서는 2015-2016시즌에 V리그를 경험한 캐서린 벨(흥국생명·등록명 캣벨)과 '이번 시즌 최장신' 야스민 베다르트(현대건설·등록명 야스민)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가장 경계해야 할 외국인 선수는 누구?
가장 경계해야 할 외국인 선수는 누구?

(서울=연합뉴스) 14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개막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여자부 외국인 선수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외국인 선수'를 지목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객관적인 평가를 한 사령탑은 김형실 감독이었다.

6개 구단은 우승 혹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정했지만, 신생팀 사령탑 김형실 감독은 "당연히 우리 팀이 가장 약하다. 우린 5승을 노린다. 1승부터 빨리하고 싶다"라고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순위 경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김형실 감독은 "이번 시즌 판도는 3강, 3중, 1약"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페퍼저축은행이 '1약'이라는 현실을 인정하며 도로공사·GS칼텍스·현대건설을 3강, IBK기업은행·KGC인삼공사·흥국생명을 3중으로 분류했다.

이날 여자부 감독들은 페퍼저축은행의 창단으로 정규리그 경기 수가 팀당 30경기에서 36경기로 늘어난 것을 두고 "체력과 부상, 백업 선수가 변수"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김형실 감독은 "기존 구단들은 경기 수가 늘어 곤혹스러울 수 있다. 그래도 배구 발전을 위해 한 시즌을 잘 치르자"고 말하기도 했다.

V리그 여자부는 16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GS칼텍스와 흥국생명 경기를 시작으로 6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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