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10일 오후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DB와 창원 LG의 경기 하프타임에서 DB 박찬희의 은퇴식이 열렸다. 박찬희가 소감을 밝힌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11.10 [email protected]
(원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약속되지 않은 농구, 약속되지 않은 슛을 던지면 그다음을 준비할 수 없잖아요. 선수들이 패턴 지시 같은 건 잘 지켜주길 바랍니다."
은퇴한 지 6개월 만에 '코치'로 프로농구에 돌아온 박찬희 고양 소노 코치는 현역 때 경기 운영에 능한 포인트가드였다.
프로 첫 시즌부터 정규리그 44경기에 출전, 평균 12점 4.3어시스트를 올리며 신인상을 받은 안양 KGC인삼공사(현 전관장), 인천 전자랜드(현 대구 한국가스공사) 등의 경기 운영을 책임졌다.
신장이 190㎝를 넘는데도 민첩성이 뛰어나고 주력이 빨라 '장신 포인트가드'로 주목받은 그는 특유의 신체조건을 살린 수비력과 패스 능력으로 국가대표팀에도 꾸준히 발탁됐다.
김태술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지난 5월에 은퇴한 박찬희 코치도 소노에 합류했다.
리그 정상급 포인트가드였던 김태술 감독과 박찬희 코치는 개인 공격보다는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동료들의 득점을 도왔던 선수들로, '정통 포인트가드'로 분류됐다.
그런 만큼 두 지도자 모두 안정적인 경기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노는 28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치른 원주 DB와 원정 경기에서 78-88로 졌다.
김태술 감독의 데뷔전인 이 경기에서 소노는 앨런 윌리엄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골밑에서 크게 밀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리바운드에서 23-39로 뒤졌다.
하지만 실책을 7개로 억제했고, 어시스트도 DB보다 5개 많은 20개를 기록했다.
경기 후 연합뉴스와 만난 박찬희 코치는 "감독님은 소노가 흐름에 맞지 않은 공격을 너무 많이 했다고 본다. 약속되지 않은 플레이가 나오는 걸 경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술 감독, 박찬희 코치와 달리 소노의 원투펀치는 경기 운영보다는 개인 공격에 강점을 보이는 '공격형 가드' 이정현과 이재도다.
박찬희 코치는 두 선수의 경기 스타일을 교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도, 감독님도 정현이와 재도의 경기 스타일을 매우 좋아한다"며 "승부처가 오면 결국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정현이가 돌아오면 이제 그런 부분이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폼이 아닌 정장을 입고 코트로 돌아온 박찬희 코치는 아직은 모든 게 낯설다고 한다.
박찬희 코치는 "벤치에서 치른 첫 경기인데, 느슨한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려고 계속 애썼다. 코치로서는 경기를 보는 것만큼이나 선수들의 상태, 컨디션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치로 첫 경기를 해보니 많이 다르다. 공만 따라가며 경기를 보는 건 그냥 관람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며 "누가 힘든지 빨리 파악해야 교체 선수를 미리 준비할 수 있다. 긴장하고 경기에 임하는 게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찬희는 김태술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소노가 고공행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팬들에게 약속했다. 그는 "오늘 첫 경기는 졌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팬분들께서 만족하실 때까지 애쓰겠다"고 말했다.
(원주=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11일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농구 원주 DB 프로미와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의 경기. DB 박찬희가 동료들에게 사인을 보내고 있다. 2021.10.11 [email protected]